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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무의식, 임계질량, 싱크


고등학교 시절, 누이가 어디선가 얻어 온 만화잡지 <댕기>에서 집단 무의식의 임계질량에 대한 짧은 만화를 읽었다. (만화가가 그쪽 장르에서 꽤 유명했는데, 이름이 유지연이었다. 이 만화가가 <COLOR>에 연재했던 3부작 <INSIDE STORY>는 한때 내 습작세계를 지배했다) 그 내용은 이른바 "100번째 원숭이" 실험에 대한 - 이 실험이 거짓말이라는 주장도 분분하지만 - 것이었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일본의 과학자들이 고지마 섬의 원숭이를 연구하면서 미끼로 고구마를 주기 시작했다. 원숭이들은 고구마 껍질에 묻은 모래를 털에 문질러 닦아내고 먹었다. 그러던 중 한 18개월짜리 암원숭이 한 마리가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을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암원숭이는 고구마 씻는 법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가르쳤고 (또 다른 보고에 의하면, 암원숭이의 가족 중 처음으로 배운 원숭이는 "남동생"이었고 가장 늦게 배운 원숭이는 "아버지"였다고 한다) 1년이 지난 후에는 고지마 섬의 원숭이 대부분이 고구마를 씻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고구마 씻기를 배운 원숭이의 숫자가 일정량에 도달하자 원숭이 사회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때까지 교류가 없었던 섬 반대쪽의 원숭이들도 갑자기 고구마를 씻기 시작했고, 심지어 바다로 떨어진 다른 섬의 원숭이마저 먹이를 씻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집단무의식의 임계질량을 넘어서게 만든 한 마리를 이론적인 "100번째 원숭이"라고 부른다. 물론 집단에 따라, 그 행동에 따라, 심지어 개인에 따라 무의식의 임계질량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집단무의식이 있고 임계질량이 있다는 개념은 참으로 거대하다.

"우리들의 개인 심리는 집단 심리라는 넓은 바다에 일렁거리는 잔물결에 불과하다.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세계의 표층을 달라지게 하며 역사를 만들어내는 강력한 요인은 집단 무의식이며, 집단 무의식은 개인 의식을 지배하는 법칙과는 전혀 다른 여러 가지 법칙에 의거한다. 개개인의 진화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나머지의 수준에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폭발적인 진화가 일어난다."

 

나는 이 대목을 종이에 베껴 쓴 후 영어사전 - 필통만큼이나 그때는 늘 들고 다니던 물건 - 에 끼워 놓고 시간 날 때마다 읽었다.

그 후 융의 이론을 접하게 되었고, 개인 무의식 아래에 집단 무의식이 있고 그 집단 무의식이 움직이는 데는 임계질량이 존재한다는 개념은 지금까지도 내 세계관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집단은 개인의 총합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떻게 집단이 되는가? 요즘은 "집단 무의식"과 "임계 질량" 개념에 이어 하나를 덧붙이고 있다. "동조"이다. 

융이 싱크로니시티에 대해 들고 있는 유명한 예가 있다. 융이 상담하던 환자 중 철저하게 이론과 논리로 무장하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상담이 계속되던 어느 날 그 환자는 어젯밤 융이 자신에게 황금 스카라베를 주는 꿈을 꾸었다고 했고, 그 때 융은 창가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융이 창가로 다가가 보니 거의 황금색에 가까운 녹색 풍뎅이 한 마리가 방으로 들어오려고 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융은 창을 열고 그 풍뎅이를 잡아 환자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것이 어젯밤 당신의 꿈에 나왔던 황금 스카라베입니다."

별점이나 타로점 등도 싱크로니시티에 기반하고 있다. 물론 싱크로니시티의 실제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반론이 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존재가 서로 동조하려 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길게 말하기보다 <동시성의 과학, 싱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나도 벌써 몇 년 동안이나 카오스와 비선형방정식, 나비효과에 대해 나름대로 그 개념을 파악하려고 꽤나 노력했지만 골수 인문계의 한계를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OTL

모든 존재들은 서로 동조하고 그 결과 집단 무의식을 형성하며 그 축적된 집단 무의식이 임계질량을 넘어서면 역사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때로는 부르크하르트의 지적처럼 그 변화가 천재 한 명 안에 응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는 그 변화가 너무나 완만하여 아무도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너무 일찍 변화한 사람도 있고 너무 늦게 변화한 사람들도 있다. 아래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그들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즐거운 마피아온라인!! 자연의 소리 세계도시 까보기 마침표 별일달일 바이쉬크 미니버튼 로보코리아 구름둥둥 별총총 하트쟁이의 작은손
2009/07/30 13:51 2009/07/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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